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것
가만히 아이를 안아보다가, 문득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다.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세상의 전부로 존재하고 있구나.’
아이에게 부모란 전부다. 내가 웃으면 아이도 웃고, 내가 슬퍼 보이면 조심스럽게 눈을 맞춘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하루의 모든 순간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순수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이것이 온전하고 완벽한 사랑이다.
살아오며 수많은 인연 속에서 마음을 주고받았지만, 나만 바라보고, 나만을 믿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존재는 아이가 처음이었다. 그 사랑 앞에서 나는 자꾸만 작아지고, 또 커진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아이 앞에 당당한 어른이고 싶어진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기에, 그 사랑만큼 따뜻하게, 넉넉하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는,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깊이가 너무도 커서 쉽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매일이 버겁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육아는 어느새 내 삶을 거울처럼 비추는 시간이 되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서, 나는 자꾸 나 자신을 떠올린다.
작고 여렸던 나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고, 부모님의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었다. 그 기대는 나를 성장하게 했지만, 한편으론 무겁게 내려앉아 마음 어딘가를 눌러오기도 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부모님의 사랑이 늘 나와 함께 있었고, 그 사랑이 내 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그 사랑을 물려줄 차례다.
아이를 키우며, 나는 또 다른 나를 치유하고, 과거의 나를 껴안게 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 아이에게는 사랑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기대보다 온기가 먼저 닿도록 하겠노라고.
아이와 함께하는 날들 속에서 나는 매일 새로워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도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이끈다.
육아란 내게 참으로 묘한 시간이다.
가장 큰 행복이 되어주는 동시에, 가장 깊은 고민을 품게 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 속엔 사랑이 가득하지만, 그만큼 수많은 질문도 따라온다.
‘이 선택이 맞을까?’
‘지금 이 말이, 이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이 고스란히 아이의 세계에 스며든다는 점에서 육아는 늘 조심스럽고 어렵다.
나 하나의 결정이 아이의 마음에, 아이의 기억에, 그리고 아이의 삶에 작고도 깊은 자국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더 신중해진다.
무엇이 옳은 길인지 확신할 수 없어 망설일 때도 많지만, 그 망설임마저 진심이라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육아는 정답이 없는 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며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는 나를 만난다.
그것이 부모로 살아간다는 일의 본질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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