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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ay

무언가를 해야만 해

by dodoyeo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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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관념

퇴사를 하고 나서도 마음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그 하루가 고스란히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이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늘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를 채우곤 했다.

하지만 낮 동안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예외였다. 아이의 눈빛 하나, 웃음소리 하나에도 마음이 포근하게 녹아내렸고, 그 순간들만큼은 나도 지금 여기에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잠든 밤이면 나는 또다시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글을 쓰거나, 메모를 정리하거나, 내일을 계획하며 하루를 마무리짓는 일은 어느새 나만의 의식처럼 굳어졌다.

이 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그 강박 속에서도 나는 조금씩 나를 알아갔고, 비워진 채로 남아있던 내 마음의 공간을 조용히 채워나갔다. 쓸모 있음이 아니라, 살아 있음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돌아보면 그것은 분명, 나에게 ‘발전’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필요없다.

한때는 친구가 많았다. 약속 없는 주말이 드물었고,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로 휴대폰은 늘 분주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삶의 중심이 달라지자 관계도 자연스레 거르기 시작했다. 육아에 지쳐 숨을 고르는 밤, 문득 떠오르는 사람은 단 몇 명뿐이었다. 진심 없이 주고받던 말들, 얕은 이해와 가벼운 기대가 얽힌 관계는 더 이상 나를 위로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껍데기 같은 관계들과 조용히 거리를 두었다. 남은 건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진짜라는 건 결국 시간이 말해주는 것임을, 이제는 안다.

 

? 새로운 생각에 힘을 얻는 사람

어느 날 문득,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조용히 들여다본 마음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사람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릿속을 스치는 상상들, 떠오르는 문장들, 그리고 그것을 남기고 싶어지는 충동. 가끔은 지치기도 했지만, 그 끝에는 늘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나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붙드는, 꽤나 끈질긴 사람이기도 하다. 그건 나의 단점이기도 하고, 동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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